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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 - 최정동 최정동: 베토벤이 아디어도 괜찮아(2020). 한길사 어둠이 걷히고 발레단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타이즈를 입고 바닥에 드러누워있다가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간헐적인 동작이 선보인다. 원색적이라고 밖에 할 수가 없다. 이들을 표현할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태초의 것이, 날것 그대로라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두 손과 발로 땅을 짚은 모습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인간이라기보다는 원시적인 동물의 형상을 나타내고 있다. 기괴한 모습에 질리다가도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한 그들의 모습에 웃음이 난다. 지금도 어려운 이 발레 음악은 백여 년 전에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다.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있는 달콤하고 매혹적인 선율을 기대했을 관객들이 얼굴에 순식간에 경악이 들어차는 걸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줄줄이 곡에.. 2020. 8. 25.
에디 혹은 애슐리 - 김성중 김성중: 에디 혹은 애슐리(2020). Changbi Publishers 발랄한 진분홍빛 커버 현혹되기 쉬우나 속내는 그렇지 않다. 밝은 빛깔의 소설집 속에는 무시무시한 것들이 담겨 있었다. 어딘가 뒤틀린 듯 보이는 인물들이 자조적인 소리로 조용히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아픈 것은 마음이다. 이웃의 이야기를, 친구의 이야기를 적어보면 이렇게 될까. 이상과 행복은 어려운 것이라지만 환상적인 이 글은 오히려 지독히 현실적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현실 중에서도 지독히 아픈 현실이 가득하다. 정상의 범주를 말하기야 어렵다지만 잠시 두리뭉실한 그 정의를 빌려오자면, 메마른 비정상적 주인공들이 하는 조용한 호소의 모음이다. 슬픔에 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행복에 되려 불안해하고, 아니 어쩌면 행복이 무엇인지 알지.. 2020. 8. 24.
빌레뜨 2 - 샬럿 브론테 샬럿 브론테: 빌레뜨 2(2020 개정판). Changbi Publishers 여러 재미있는 것들에 밀려 항상 후순위로 밀려나 있던 책에, 정말 오랜만에 말 그대로 푹 빠져있는 나를 가장 반겼던 건 엄마였다. 건드려도 대답도 않는 모습에 조용히 책 표지를 보고선 한마디 하셨다. "샬럿 브론테 책이면 초반엔 지루하겠네." 샬럿 브론테의 가장 유명한 작품 「제인 에어」를 읽어보셨던 엄마의 소감이었다. 그 말은 정말로, 초반의 빌레뜨를 읽을 땐 도저히 집중이 되지 않아서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렇다고 나쁜 의미는 아니고 섬세한 샬럿 브론테의 묘사가 낯설게 느껴져서일 거란 생각이 든다. 간결한 것을 즐기고 줄기차게 길어지는 것은 안 좋다 말하는 요즈음에 보기에 그녀의 문체는 한없이 예민하고 세세한 것들을 .. 2020. 8. 17.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 안희연 안희연: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2020). Changbi Publishers 조용히 혼자 읽곤 하지만 왠지 그러고 싶어서, 음악을 들으며 읽었다. 그런데 그 음악 때문일까. 이렇게 차분하고 먹먹한 기분이 드는 것이. 교양 다운 클래식 강의 도중 혼자 눈물이 날 것 같은 음악이었다. 쌀쌀해지기 시작한 가을 자락에 들었던 다. 흐르는 선율을 듣고 있자면 가까이 있지 않은 그 어느 존재가 그려지면서 괜스레 울적해지곤 했다. 그리고 그 슬픈 마음이 차오르는 시간을 나는 좋아했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특별한 이유를 정해두지도 않았으며 그냥 단지 그러고 싶어서. 슬픔에 기꺼이 잠겨 들곤 했다. 싱그러운 여름 기색이 만연한 표지를 봤음에도 이 음악을 고른 건, 몇 장을 넘기자마자 내게 전해지던 시집의 시선 .. 2020. 8. 8.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1 - 아르놀트 하우저 아르놀트 하우저: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선사시대부터 중세까지(1976). Changbi Publishers 표지를 볼 때부터 문득 떠올랐던 건 영화 이었다. 이렇게 빗줄기가 멈추지 않는 날들은 그와 달라 당황스럽지만 '여름'이라는 계절의 이름 하나만으로도 생각나는 그 영화를 떠오르게 만들었다. 아마도 그건 그들이, 올리버와 엘리오의 아버지가 연구하던 것들의 흔적을 이 책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존재한 기억이 없기에 과거를 쫓아보려 하고 우리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미래를 그리는 것은 인간의 역사 속 계속 되풀이되어왔다. 지난날을 통해 배울 점을 찾고 미래를 대비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도 다 인간에게는 피할 수 없는 본능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어쩐지 무섭게 느껴지던 비너스.. 2020. 8. 3.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2006). 한길사 살면서 이런 사람들을 보곤 한다. 자기만의 확고한 기준이 있어 묘하게 어긋나는 게 보이는 그런 사람. 이런 이들이 나쁘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대화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만 가슴이 답답해져 올뿐. 아이히만은 그런 사람이었다. 딱히 나쁘다고 욕을 할만한 거리는 없다. 단지 고집 센 이 사람들을 대하기가 조금 불편한 것이다. 그러나 이 묘한 부류의 사람을 법정에서, 그것도 국제적으로 지탄받는 범죄의 원인으로 마주하게 되면 어떨까. 재판정이 받은 커다란 과제는 이 무지한 인간을 우리의 도덕적 양심을 향해 계몽시키는 것이었다. 쉽지 않은 일이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한나 아렌트가 수많은 유대인 학살을 시행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따라 그의 .. 2020. 7. 29.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 - 유홍준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산사 순례(2018). Changbi Publishers 구강포의 푸른 바다, 아랫마을 밭이랑의 검붉은 황토, 보리밭 초록 물결... ... 진초록 동백잎 사이로 점점이 붉게 빛나는 탐스러운 동백꽃, 거기에 산새는 잊지 않고 타고나 땅 답사객을 맞아 주었다. p. 333 나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수능특강 문학 파트에서 보던 글 하나가 잊히지 않는다. 나의 지나온 삶 중에서 가장 많은 심적 변화도 있었고, 혼란했고, 많이 가라앉아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생각해볼 수 있었고 인정하게 됐다. 딱 그 시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어떠한 시간이었다면 그저 스쳐 흘러갔을 글이라 생각도 드는 게 절묘한 그 타이밍에 맞아떨어져 이렇게 나의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는 듯싶다. 그 글의 제목.. 2020. 7. 27.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똘스또이 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 : 이반 일리치의 죽음 (2012). Changbi Publishers 그건 이반 일리치의 일이지 자신의 일은 아니다, 자신에겐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고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다. p. 19 두려운 게 많은 나는 종종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죽음에 이른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내게 죽음은 언제쯤 찾아오게 될까. 나는 죽음을 평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리고 언제고 내가 어렴풋이 멀리 생각하게 되는 이런 시기에 불쑥 찾아오는 위협은 나를 더욱 그러한 공포로 몰아가곤 한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은 나의 뇌리에 깊게 박혔다. 짧은 분량의 글이지만 이 곳엔 빼곡하게 죽음의 묘사가 담겨있었다. 노쇠하여 얻은 질병에 병원의 치료를 통해 경감된 고통과 살아가다 안식에 드는 그런 죽음.. 2020. 7. 20.
포천 고모리 광릉수목원점 쭈꾸미킹 》포천 쭈꾸미킹 광릉수목원점 》쭈꾸미왕자세트 1인 11,000 → 오픈 행사 2,000 할인해서 9,000원 》쭈꾸미, 비빔밥, 묵사발, 고르곤졸라♥ 》돈주고 외식한 대존맛 후기 ★5 여기 지인분이랑 다녀오신 엄마가 맛있다고 해서 바로 외식하러 갔다. 겨울부터 지나다닐 때마다 꽤 자주 봐서 알고는 있었는데 처음 와봤다. 오픈한 지 오래된 것 같은데 아직도 오픈 행사를 하다니. 긴가민가 했는데 진짜 이천 원 추가 할인이었다. 매우 기쁨. 매운 거 진짜 너무 못 먹어서 부산에서 낙곱새 먹을 때도 너무 힘들어했고 여기저기 쭈꾸미집은 그냥 매움 그 자체로밖에 인식이 안돼서 고민했는데, 고르곤졸라 나온다는 말에 바로 콜 하고 나왔다. 집 근처에 고르곤졸라 맛있던 파스타집이 있었는데 문을 닫았다. 너무 슬프다. 어.. 2020. 7. 16.
오늘의 과일 : 블루베리와 씨 없는 적포도 아빠가 지난번에 사 오신 블루베리와 홈플러스에서 사 온 적포도. 과일도 많이 먹으면 안 되지만 시원하고 상큼한 걸 찾게 되는 여름에 과일이 많아져서 좋다. 처음에 블루베리 하면 복분자같이 씨가 많아서 귀찮을까 싶었는데 없었다. 조그매서 집어먹기 귀찮다고 숟가락으로 퍼먹는 사람도 있고. 근데 이거 하나씩 집어서 먹는 게 좋아서 그렇게 먹고 있다. 생각보다 시거나 하지 않고 그냥 시원하고 새콤달콤한 맛이랄까. 근데 적포도는 조금 먹기 힘들다. 씨 없는 포도 막 언제 사 먹으면 너무 셔서 못 먹고 갈아버릴 때가 많았는데 얘는 시지는 않는다. 근데 엄청 떫다. 과육은 엄청 단데 껍질 부분이 너무 텁텁해서 한 다섯 알 먹으면 조금 쉬어줘야 한다. 씨 없는 포도가 완벽하게 성공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왜 매번 돌.. 2020. 7. 16.
피코크 마몰로 흑임자 푸딩 》피코크 마몰로 흑임자 푸딩 (PEACOCK Mamolo Black Sesame) 》50% 인하 상품으로 1,490원에 구매 》90g씩 두 개로 구성 이거 이마트에서 찾고 진짜 감격했다. 사실 얘를 보고 감격한 건 아니고 메이플 푸딩 보고 감격한 거긴 한데. 요즘에 우리나라엔 푸딩 먹는 사람이 없다는 건가. 갑자기 여름이라 작년 여름휴가 때 부산에서 유명한 베이커리 OPS(옵스)에서 푸딩 사 먹었던 게 떠올라서 그랬나. 하여튼 푸딩이 먹고 싶었다. 옵스 비싼데 맛있다. 먹으면서 비싸다고 생각하는데 숙소에서 꺼내먹던 맛은 참 좋았다. 무슨 크림 많은 빵이랑 푸딩 추천. 그래서 푸딩 찾으러 토요일 밤에 아빠랑 동네 편의점을 싹 돌았다. CU, 세븐일레븐, GS25, 이마트 24. 근데, 한 군데도 없었다. .. 2020. 7. 16.
스마일 감자 - 매쉬드 포테이토 》재료 : 스마일 감자, 프라이팬, 식용유 》스마일 감자는 식자재마트에서 1kg에 오천 얼마에 삼. 》레시피라고 할 것도 없는 레시피 프라이팬에 기름을 둘러서 달군다. 스마일 감자를 튀긴다. (기름을 많이 안 하고 살짝 둘러서 구워도 됨) 모아놓고 보니 좀 이상하다고 그러더라. 마트 갔다가 딱 보이자마자 먹고 싶어서 사 왔다. 급식 시절에 가끔가다가 한 번씩 나오는 반찬이었다. 사실 그때 무슨 맛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난다. 근데 얘 모양 보고 귀엽고 웃기다고 친구들이랑 얘기했던 게 기억나서 다시 먹어보고 싶었다. 역시 식자재 마트 가면 싸게 팔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도 비슷한 가격으로 팔고 있는 것 같다. 여하튼, 기름을 처리하기가 골치 아프니까 살짝만 둘러서 튀긴다. 튀긴다고 하는 것도 이상한데 굽는다고.. 2020. 7. 16.
계란죽 만드는 법 엄마 레시피 따라 만들기 》재료 : 소고기 국물, 찹쌀 한 컵, 계란 3개, 넣고 싶은 채소(호박, 당근 등), 소금, 후추 ˙소고기 국물 ☞ 그냥 물 또는 닭고기 육수 등 변경 가능 ˙찹쌀 ☞ 밥으로 변경 가능 ˙채소 넣고 싶은 것 넣기 》레시피 찹쌀을 물에 불려둔다(안 불리고 바로 하려면 오래 끓여주기). 여기서는 안 넣을 거지만 채소 넣을 거면 작게 다져서 준비. 물/소고기 국물/닭고기 육수 중에 골라서 찹쌀 또는 밥이 잠기도록 충분히 부어준다. 끈끈하게 죽 같아지면 달걀을 넣고 저어서 풀어준다(미리 풀은 다음에 넣어도 됨). 양이 가늠이 안될 때는 꼭 검색해보고 해야 한다. 나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한 컵이면 엄청 불어난다고 한다. 이 한 컵으로 둘이서 먹고 남았다. 옛날에 중학교 때였나 학교에서 펜션으로 놀러 갔는데 그.. 2020. 7. 15.
안나 까레니나 3 - 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 레프 니꼴라예비치 똘스또이 : 안나 까레니나3 (2019). Changbi Publishers 나는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할 수 없음을 인정했다. 우리들에게 기차역이 남긴 인상은 그런 듯했다. 만남과 이별의 장소인 걸까. 시작을 하는 출발점일까. 나의 것을 털어내는 마지막일까.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 소설은 19세기 러시아를 담고 있지만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이 느껴진 게 삶과 사람의 이야기라 그런가 싶다. 아니면 지금도 곁에서 볼 수 있는 이야기들이라 그런 건가. 멀지 않은 어느 날 뉴스를 보며 혀를 찼다. 누군가의 끝맺음이 살아있는 누군가의 고통을 만드니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그렇게 나는 떠나간 자리를 치워야 할 그 사람들이 가여워 화가 났다. 자신의 의지로.. 2020. 7. 13.
매운 오뎅 어묵볶음 만드는 법 》재료 : 어묵, 파, 양파, 마늘 》양념 :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올리고당(설탕) 》레시피 양파는 채 썰어, 마늘은 다져서, 파는 손가락 마디로 썰어 준비한다. 어묵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준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빻은 마늘을 볶는다. 마늘냄새가 올라오면 양파를 넣고 함께 볶는다. 어묵을 넣고 볶는다.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넣어서 색과 매운맛을 낸다.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올리고당으로 단 맛을 더한다. 애호박볶음과 더불어 가장 좋아하는 밑반찬 중에 하나 역시 몇 번 만들어본 뒤로는 내 담당이 됐다. 냉장고에 손질된 양파가 있었다. 사실 요리하는거 재밌어도 재료 준비하는 게 제일 오래 걸리는데 이렇게 냉장고에서 다듬어진 재료 발견할 때가 제일 기쁘다. 오늘은 이만큼을 사용할 예정 근데 먹고 싶은 만.. 2020.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