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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리의 자살가게 Le Magasin des Suicides, 2012

by 민시원 2020.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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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다음 영화

파리의 자살가게

15세 관람가

애니메이션/코미디/뮤지컬

폭력성 ★☆

선정성

공포

(개인적인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은 주의 부탁드립니다.

 

출처 : 다음 영화

 

우연히 예고편을 보고 그림체와 독특한 소재에 이끌려 선택한 영화다.

 

영화를 즐기는 시간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고

평소 스포일러를 나서서 찾아보는 편이라 기본적인 것들에 대해 알아본 뒤 영화를 봤다.

(정말 기대한 영화가 아닌 이상, 줄거리를 읽으며 상상 해보고 생각했던 이미지와의 차이를 느끼는 것도 재밌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꽤나 충격, 의아함을 느끼게 하였고 관람 도중이나 끝난 후에도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영화의 흐름에 따라

좀 흥미로운데? ☞ 아니 뭐야.. ☞ 아니 이게 끝이야..?

이런 것들을 느꼈달까.

 

 

출처 : 네이버 영화

 

기본적으로 애니메이션이라 잔인하다거나 무섭다는 것이 크게 강조되지 않는다.

(본인은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것들을 극도로 못 보는 편)

 

애초에 별 부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하기도 했지만 긴장하면서 볼 장면은 없었다.

다만 점점 등장인물들에 동화되어서일까 묘한 우울감이 차오르는 영화였다.

 

 

 

출처 : 다음 영화

 

어느 정도 감안을 했는지 15세 관람가로 설정되었으나 개인적으론 청소년관람불가로 상향 조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성인이 보기에도 썩 좋지 않은 직접적인 자살 장면들이 나오는데, 영화가 딱히 교훈적이라거나 오락거리용도 아니기에

어린 중˙고등학생들이 굳이 본다고 한다면 극구 말리고 싶다.

 

 


 

 

앞서 글의 초반에 스포일러를 먼저 찾아봤다고 했는데

대부분의 후기에서 지적하는 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1. 과도하게 폭력적인 아버지

2. 의미를 알 수 없는 선정적 장면

3. 맥락 없는 결말

 

 

이미 이 점들을 알고 봤기 때문에 예상을 하고 보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하여 가볍게 영화를 봤는데

상상 그 이상이었달까.

 

후반부로 갈수록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의아하고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의 향연이 이어졌다.

 

 

출처 : 다음 영화

 

영화 속 등장하는 아버지 '미시마'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였다.

 

 

늘 웃는 아들을 참지 못해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며, 담배를 권하는 등의 장면들은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하며 쉽게 잠들지 못하고  손님의 죽음을 눈앞에서 보고 감정의 격화를 겪는 등

미시마에게도 말 못 한 고통이 있었음이 보여졌다.

 

도시 전체를 감싼 우울하고 절망적인 분위기 속에서

괴로운 직업을 가진 그 역시 우울증 환자였기에 그런 행동들을 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기 전까지는)

 

결말까지 보고 난 뒤에는 뭐랄까 마치 자살가게에 대한 그리움.. 향수에 빠진 듯 보이는 그의 모습에

이 사람은 그냥 자신의 일을 즐겨 왔던 것인가..? 우울감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것인가..? 아예 미쳐버린 걸까..?

별 생각이 다 들었다.

 

미시마는 평면적 인물이다라고 말하고 싶어서 그런 설정을 다시 보여준 건지.

 

 

출처 : 다음 영화

 

영화의 말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김에 결말에 대해 더 얘기해보자면

영화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고 해소가 진행되는 부분부터는 그냥 맥락이 한순간에 증발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태껏 봐온 이유가 뭔지. 그냥 아무 생각이 안 들고

어디까지 가나 보자 싶은 마음이 없었더라면 끝까지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완성도를 기대하기는 힘드니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큰 기대를 하지 않으면 좋겠다.

어린이나 학생들을 위한 작품이 아님에도 엄청난 교훈만을 떠안기고 끝난 영화가 너무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평소 우울감을 갖고 계신 분들이나 자살 소재에 민감하신 분들께는 영화를 보는 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하여 조심스럽다.

 

 

 

출처 : 다음 영화

 

마지막으로 선정적 장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 스포주의 !

주인공 알랑이 누나에게 스카프를 선물하고

누나가 밤에 방에서 노래를 틀어놓고 스카프를 흔들며 춤추는 장면이 나온다.

나체로.

 

동생 알랑의 마음에 감동하여 변화된 누나의 모습이 꼭 그렇게 표현되어야 했을까

지루하고 자존감 낮은 생활을 하던 누나가 밝아졌다는 것을 굳이 그런 춤으로 승화해야 했을까 싶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가족과 함께 보기에는 민망한 춤사위가 나온다)

 

일단 양보하여 어린 학생들을 위한 작품은 아닌 것 같다 말했는데 그렇게 치면 여기까진 이해할 수 있겠다.

근데 더 심한 문제는 밖에 있었다.

 

 

알랑이 자신의 친구들을 모아서 누나가 벗은 몸으로 춤추는 장면을 보여준 것이다.

그래 놓고선 우리 누나 예쁘지 아름답지 따위의 대사를 한다.

 

이 장면을 기점으로 알랑은 자살가게에 변화를 가져올 희망에서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 +1로 전락해버리고

영화 내내 찜찜함을 느끼게 하는 주역이 되고 만다.

(심지어 누나의 춤은 끝에 노래를 하며 다시 상기된다)

 

알고 봤음에도 이후 영화의 몰입을 망칠 만큼 기분이 좋지 않은 부분이다.

내가 알지 못한 프랑스식 감성인가

영화 자체가 좀 되었다 보니 현재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

지금 이 시점에서 이 내용 그대로 재개봉을 하면 아주 난리가 날 것 같으니.

 

 

출처 : 다음 영화

 

묘한 충격을 느끼고 싶은 때가 다가왔다면 봐도 좋을 것 같다.

본인과 같이 그림체에 이끌려서 보게 될 사람들도 있을 것 같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여러 생각을 하게 되는 영화도 맞으니 말이다.

 

 

영화 상으로

40분에 한 명 꼴로 죽어가는 도시에서

자살 도구를 살 돈마저 없어서

비닐봉지를 머리에 쓰고 숨을 몰아쉬는 노숙자의 모습이 한동안 머리를 맴돌았다.

 

"반품하고 싶은 인생"

"죽는 것도 실패하니 안됐어"

 

이상 파리의 자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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