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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맨 Man of Men, 2019

by 민시원 2020.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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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맨

15세 관람가

코미디/드라마

폭력성 ★

선정성

공포 ☆

조폭 소재, 칼 사용, 폭력 묘사, 분위기적 잔인함 포함.


*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은 주의 부탁드립니다.

 

출처 : 다음 영화

 

 퍼펙트맨이 개봉한 10월 2일의 바로 다음날인 개천절에 영화를 보러 갔었다. 공휴일이었기 때문에 평일임에도 영화관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처음으로 엄마와 단둘이 영화를 보러 간 복잡 미묘한 생각이 들고 약간의 설렘이 있었던 날. 우리는 부담 없이 즐길만한 영화를 원했다. 개봉 전후로 TV광고에 자주 등장한 퍼펙트맨의 예고편은 정말 웃겼었고, 그것이 퍼펙트맨으로의 선택을 이끌었다.

 

 

 

출처 : 다음 영화

 

 결과는 성공이었다. 영화는 상영하는 동안 끊임없이 관객을 웃게 만들어 주었다. 그렇다고 개그적 요소에만 몰두한 것은 아니고 코미디/드라마라는 장르에 맞게 적절한 스토리가 첨가되어 있다. 조폭 미화, 억지 감동 등 비판적인 평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해는 하는 부분이다. 충분히 그렇게 느낄 수도 있고 너무 기대를 하고 본다면 실망할만한 부분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며 시작한 그 날 하루가 기분 좋은 날이 되었고 그래서 영화 역시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수도 있다.

 

 

 

출처 : 다음 영화

 

 여하튼 한국형 코미디라고 하니 가족들과 보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폭력적인 장면의 정도 등이 궁금하신 분들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그런 것들에 대해 매우 매우 예민한 편이기 때문이다. 늘 영화를 보기 전에 얼마나 잔인한지를 찾아보는 게 버릇인 정도. 나와 같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적어보자면 퍼펙트맨은 이런 것들에 대해 전혀 알아보지 않은 상태에서 보긴 했지만 심하게 잔인한 장면은 없었다. 약간 '으' 하고 있으면 지나가는 정도. 줄거리에 나와있는 것처럼 두 명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영기가 건달 역할로 나오기 때문에 그에 맞는 말, 행동 등의 표현이 있다. 영기 자체에 대해서는 위트 있는 캐릭터로 해석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으나 후반부로 가면 조폭이라는 소재 때문에 나오는 폭력적인 장면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글의 윗부분에 이런 장면들에 대해 미리 다 써놨는데 칼, 린치, 위협적 분위기 등이 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다만, 영화는 굉장히 친절하다. 약간 그럴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어김없이 그런 장면이 나온다.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충분히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몇몇 장면이 우려되시는 분들은 분위기를 보고 적당히 가려 보시면 될 듯하다. 15세 관람가 기준만 맞추면 봐도 무관할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어린 친구들한테는 그다지 좋을 것이 없을 것 같고.

 

 

 

출처 : 다음 영화

 

 등장하는 배우들 간의 케미가 장난 아닌 영화다. 설경구 배우님과 조진웅 배우님은 물론이고 진선규 배우님까지 웃음 담당이었달까. 진한 사투리에 처음엔 정신을 못 차렸었다. 그날따라 영화관에서 전화벨이 울리는 걸 세 번이나 들어야 했는데 덕분에 초반 대사는 거의 듣지 못했다. 세 번 다 아래쪽 좌석에서 있어서 한 순간에 영화관이 밝아지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영화관에 갈 때는 매너모드, 비행기 모드도 좋지만 아예 전원을 꺼서 모두가 조금 더 즐거운 관람을 하면 좋겠다.

 

 

 

출처 : 다음 영화

 

 진선규 배우님은 범죄도시에서 점점 떠오르더니 이번 영화에서도 얼굴을 보니 정말 반가웠다. 무한도전에 나왔을 때 너무 사람 좋아 보이셨는데 계속해서 여러 작품 출연하시고 흥하시는 것 같아서 기쁘다. 계속해서 영기에게 당하는 것만 같지만 끈끈한 우정 보여주는 대국을 맡으셨는데 찰떡같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영화 보는 내내 웃을 수 있었다.

 

 

 

출처 : 다음 영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시한부 장수를 위한 인물을 꼽자면 김사랑 배우님이 연기하신 은하가 있다. 로펌의 대표직을 논할 때도, 장수의 개인적 안위를 위해서도 계속 보필을 해온 은하의 눈에 영기가 어떻게 보였을지 절로 이해가 간다. 

 

 

 

출처 : 다음 영화

 

 여기 이 두 분은 등장만으로도 긴장을 할 수 있게 해 주신 분들. 지승현 배우님은 곧 리뷰할 나쁜 녀석들 더 무비에도 출연하셨다고. 본인처럼 잔인하고 무서운 게 정말 싫으신 분들은 이 분들 등장하는 거에 맞춰서 긴장하시면 된다. 허준호님 눈빛 정말 무섭다. 영기가 위축될 때 같이 쪼그라들어갔다.

 

 

 

출처 : 다음 영화

 

 영화가 부산 배경이라는 점에서 부산의 여러 풍경도 눈에 들어온다. 어쩌다 보니 작년에도, 올해도 여름휴가 때 부산을 다녀왔는데 그 덕분에 영화 장면들 속 부산의 모습에 더 눈길이 갔다. 중부지방에 사는 내게 부산은 환상이 있는 곳이다. 대한민국의 대부분이 그렇겠듯이 여름을 떠올리게도 되고 휴가를 보내서인지 여유와 바다, 이국적인 느낌 등이 떠오른다. 실제로 가본 소감은 복잡했던 도로와 수많은 인파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말이다. 술을 즐기지는 않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바다를 앞에 두고 술 한잔 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 늘 있는 곳이 아닌 내게는 조금 먼 곳에서 전해지는 기분 좋은 낯선 풍경들을 느낄 수 있었다.

 

 

 

출처 : 다음 영화

 

 엄마와 단 둘이 영화를 처음 보러 간, 정말 특별한 하루였다. 어릴 때부터 영화를 정말 좋아해서 영화관에 자주 갔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계속 들어왔으면서도 왜 더 빨리 함께 영화관에 갈 생각을 못했을까. 여전히 수많은 국내외 배우들의 얼굴을 기억하고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시는데. 그 날 오랜만으로 간 영화관이자 처음으로 간 '요즘의 영화관'에 앉은 엄마에게서 느껴지던 약간의 긴장과 설렘이 생생하다. 덩달아 나도 들떠 올랐던 그 날. 늘 그때처럼 좋을 수는 없겠지만 이제 계속 엄마와 영화를 보러 다니며 실망스러운, 재밌는, 감동적인, 보다 다채로운 경험을 할 계획이다. 그 시작을 기분 좋게 끊어준 영화에 감사한 마음.

 

 

 출연하는 배우들만 봐도 기대를 갖게 하는 영화인만큼 유쾌함이 보장되어 있다. 적당한 감동과 함께 웃으며 가볍게 즐기고 싶을 때 곁들이면 좋을 영화니 보시면서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너는 형한테 두성을 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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