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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딸기청 만들기

by 민시원 2020.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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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료 및 준비물 : 딸기(원하는 만큼 500g~1kg), 설탕, 용기, 숟가락 등 빻을 수 있는 도구

 

≫ 레시피

  1. 병을 소독하여 준비한다.
  2. 딸기 꼭지를 따고 씻어둔다.
  3. 딸기의 양과 1:1 비율로 설탕을 붓고 잘게 빻으며 섞어준다.
  4. 레몬즙, 소금 등을 첨가한다(보존기간을 높이기 위함).
  5. 병에 딸기청을 옮겨 담는다.

※ 오랜 보관을 위해 딸기:설탕=1:1이 좋다고 하나, 달아 죽을 뻔했다. 입맛에 따라 1:0.8 등 적절히 조절해야 할 것 같다.


 

유리병을 소독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열소독.

해봐야지 하고 한 번 시도해봤는데

병 깨지는 줄 알고 기겁을 했다.

 

그래도 일단 해보자면

 

 

 

 

넓은 냄비에 너무 가득 채울 필요 없이 병을 엎었을 때 상단이 잠길 정도로 잔잔하게 물을 담는다.

 

 

 

 

 

끓기 전에 병을 거꾸로 세운 뒤 가스레인지를 켠다.

(끓을 때 병을 넣으면 유리병이 깨진다고 한다)

김으로 열소독을 하는 방식이다.

소독이 용이하고 보관에 좋아 유리병을 사용한다.

 

 

 

 

 

이렇게 점점 김이 차게 되는데, 여기서부터 문제였다.

물이 끓으면서 기포가 아래부터 생겨서 올라오는데 자꾸만 유리병 입구에 걸려서 유리병이 덜그럭 거리며 자꾸 냄비와 부딪혔다.

처음에 소리가 크게 나서 유리병 깨진 줄 알았다.

무서워서 바로 불 꺼버리고 그냥 전기포트에 물 끓여서 병에 붓고 휘휘 잘 흔들어서 소독했다.

소독할 때는 유리병이 많이 뜨거우니 장갑이나 행주로 잘 잡고 해야 한다.

 

 

 

 

 

이제 메인 주인공 씻은 딸기.

하나로마트에서 샀던 딸기 맛있기도 했고 끝물이라 싸다고 눈 돌아가서 엄청 사재 꼈다.

근데 사자마자 학교 일이었나 뭔 일이 있어서 며칠 뒀더니 맛이 갔다.

다듬다 보니 성한 게 없다.

 

 

 

 

 

양이 얼마나 되나 비교해보고 싶었는데, 정말 많다.

우리 집에서 제일 큰 양푼이었던 것 같다.

 

 

 

 

 

나는 요알못이라 강박이 있어서 레시피를 꼭 지킨다.

언젠가 감 생기기 전까지는 저울을 사용할 거다.

근데 귀찮아서 감이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

 

 

 

 

 

서랍에 넣어놨더니 더럽다.

저울은 실험실 빼곤 쓸 일이 별로 없었는데 집에 있는 저울은 나 아니면 써줄 사람이 없다.

저울 쓸 때 가장 중요한 것. 0점 맞추기.

 

 

 

 

 

깎여진 딸기 무게를 정확히 재기 위하여 저울에 그릇을 올리고 영점을 맞췄다.

자주 사용해주지 않아서 그런지 몇 번 꾹꾹 눌러야 0을 보여준다.

 

 

 

 

 

잘 안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0g인 상태.

 

 

 

 

 

딸기 갖다 부었더니 1,492g이다.

실험실이었다면 스테인리스에 잔뜩 묻은 물방울이나 딸기를 덮은 물을 제거해야 하겠지만

거기까지 신경 쓰려다 보면 머리가 아파질 테니 융통성을 발휘하기로 했다.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자꾸 일 만들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이제 설탕을 잴 차례다.

스테인리스 그릇은 옆에 두고 설탕 무게를 잴 사기그릇을 올렸다.

 

바보였던게

스테인리스 양푼 그냥 두고 저울 무게가 두 배가 될 때까지 설탕을 부었으면 됐는데 또 일을 만들었다.

그것도 그냥 열심히 재면서 붓다가 지나가는 가족이 얘기해줘서 깨달았다.

빨리 말해주지.

저울 잘 썼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몰랐던 나는 그냥 영점을 또 신나게 맞췄다.

 

 

 

 

 

나름 정확히 재겠다고 적어가면서 부었는데,

저기 보면 알겠다시피 세 번째 순서에 적는 걸 깜빡하고 그냥 때려 부어버려서 곤란에 처했다.

망해버렸구나 하고 패닉에 빠져서 포기할까 했는데 기막힌 방법을 찾았다.

딸기 무게(1,492g) - 지금껏 부은 설탕의 무게 = 앞으로 부어야 할 설탕의 무게

 

산수만 할 줄 알면 잘 살 수 있다는 걸 증명한 것 같아 기뻤다.

수학 안 할 줄 알고 생물학과 왔는데 수학해야 된다는 현실에 조금 슬퍼졌다.

 

 

 

 

 

어쨌든 당시엔 행복하게 마지막 40g을 부었다.

설탕도 1,492g이나 필요했던 건데 집에 대략 남은 게 1kg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전날 쿠팡으로 시켰다.

쿠팡 광고 아니다. 그랬으면 좋겠다.

 

 

 

 

 

설탕을 붓고 나니까 막막한 기분이 들었다.

 

 

 

 

 

도구를 찾다가 이런 국자를 찾았다.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쓰는 걸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상상하기로는 감자 으깨는 도구인 매셔와 닮은 것 같아서 골라봤다.

나름 괜찮았다.

 

도합 삼 킬로 정도 되는 걸 빻고 있으려니 팔아파 죽는 줄 알았다.

지나가던 혈육이 도와주고 갔는데

힘을 무지 준건지 휘어져 버렸다.

나는 남은 걸 빻으며 슬며시 원래대로 휘어놨다.

엄마는 아직도 모르신다.

 

 

 

 

 

완성된 모습.

원래 더 잘게 빻을라 했는데 저녁 먹을 시간이기도 했고 너무 힘들어 이만큼만 하기로 했다.

저 많은 물은 딸기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니 이렇게 뻑뻑해서 어떡하지 싶을 때 그냥 열심히 빻으면 된다.

한참 하는 동안 설탕이 자꾸 가라앉으니 계속 잘 저어줘야 한다.

 

 

 

 

 

오랜 보관을 위해 필요하다고 하길래

예전에 레몬 녹차 디톡스 워터라고 레몬녹차물 만들려고 샀던 레몬즙을 넣었다.

레몬 녹차수 작정하고 먹어보겠다고 2L 만들었다가 식겁하고 포기했다.

 

진짜 셔서 얼마나 넣을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뺐어서 크게 두 바퀴 돌렸다.

괜한 고민이었다.

 

설탕 엄청나게 들어가서 신맛이 일도 없다.

다시 말하면 상큼한 맛이 없다.

 

 

 

 

 

어쨌든 다시 휘휘 저어서 완성.

병 입구에 들어가는 가장 큰 숟가락 찾다가 저 나무주걱으로 한 땀 한 땀 넣고 있었다.

세월아 네월아 하는 모습에 엄마가 또 찾아와서 깔때기를 주고 가셨다.

요알못은 엄마를 걱정시키나 보다.

 

 

 

 

 

색은 정말 예쁘다.

 

 

 

 

 

이렇게

 

 

 

 

 

완성한 게

 

 

 

 

 

네 병이나 나왔다.

적은 양인 것 같지만 먹다 보면 많다.

처음에 색이 잘 안 나온다고 왕창 넣고 음료 만들다가 정말 달아 죽을 뻔했다.

 

오래 양대비 잘 활용할 방법이 많지만

다음엔 그냥 생과일째 갈아먹을 것 같다.

아니면 한팩만 사서 설탕 조금 줄여서 만들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너무 달아서 조금씩 넣다 보니 그냥 설탕물 탄 음료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잊지 말아야겠다.

 

딸기청 = 딸기 시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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